양은냄비, 인체에 유해한가?
라면을 먹을 때 ‘양은냄비’에 끓여야만 제 맛이라고 하죠. 사실 라면뿐 아니라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김치찌개 전무 맛집에서도 양은냄비를 전통의 상징으로 여겨 하얗게 바닥이 닳아 찌그러진 것을 아직까지도 자랑삼아 쓰고 있죠. 그래서 가정, 식당 할 것 없이 추억의 양은냄비 하나 정도는 누구나 갖고 있죠.
물론 양은냄비가 음식 맛을 좋게 한다는 게 근거가 통 없는 말은 아니죠. 스테인리스스틸 재질 등 다른 냄비보다 열전도율이 휠씬 높기 때문에 빨리 가열되고, 영양이나 조직감, 향과 맛의 손실이 적어 그렇게 느낄 수가 있죠. 게다가 에너지도 절약하니 일석이조죠.
그런데 좀 오래 쓰다 보면 양은냄비의 노란 코팅이 벗겨져 하얀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점점 닳아 없어지는 느낌이 들어 불안하죠. 금속을 음식과 함께 먹은 것인데, 음식을 맛있게 먹을 땐 좋지만 바닥을 긁을 때마다 혹시 중금속이 몸에 축적돼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로 양은냄비로 인한 알루미늄의 섭취가 뇌의 장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근거가 있는 이야기지만, 실제 양은냄비를 통한 인체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알루미늄은 불용성이라 물에 녹지 않을뿐더러 일상생활에서 소량 섭취됐을 경우 체내 흡수가 거의 안 돼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합니다. 즉, 양은냄비를 통해 섭취된 알루미늄은 하루 정도 체내에 머물러 있다가 대부분 배출돼 직접 우리 몸에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악영향이 미미하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섭취하다 보면 알루미늄으로 인한 질환 노출 가능성은 여전히 있죠. 양은냄비를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면 미량이긴 하지만 만성적으로 아연, 니켈, 알루미늄을 섭취하게 되는 결과를 낳아 빈혈 증세, 어지럼증과 함께 심하면 뇌신경 계통의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발암성, 불임, 실명 등 치명적인 증상 또한 나타날 수 있어 지속적인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사실 양은냄비는 스테인리스스팀이 개발되기 전 과거에 주로 사용되던 그릇이죠. 이제는 좋은 재질의 냄비가 많이 개발돼 있어 양은냄비만 꼭 고집할 이유가 없죠. 소비자는 ‘오래된 양은냄비라야 맛을 더 잘 낼 수 있다’ 는 향수 자극 마케팅에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일부러 찌그러지거나 많이 닳은 양은냄비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이제 자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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